초록초록할 때 시작하던 부스트캠프였는데, 창밖에는 어느덧 눈이 내리고 있다. 5개월 동안 열심히 달려왔는데, 진짜 끝이 났다…

부스트캠프를 지원한 건 최근 몇 년간 있었던 일들 중에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.

물론 챌린지, 멤버십 과정이 힘들기도 했고, 집안에만 틀어박혀서 이게 뭐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. 그렇지만 주변에 같은 감정을 겪는 분들을 보면서 전우애(?)를 느끼며 힘을 냈고, 내가 짠 코드들에도 보람을 느꼈다.

부스트캠프를 통해서 개발자가 된다는 건 어떤 건지 배울 수 있었고, 무엇보다 좋았던 건 개발에 대한 열정을 가진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배우며 발전했다는 것이다. 마스터님들에게서 코드 너무 열심히 짜지 마라 프로젝트가 날아 갈 수도 있다. 라는 좋은(?) 코딩 외적인 이야기들도 들으면서 개발 분야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. 이런 기회가 참 흔치 않은데 말이야…

나는 전공자이지만 희한하게 주위에 개발자 친구는 없었다. 이 기회에 많은 인연을 만들었고 그래서 더 좋은 걸지도 모르겠다. 이제 주위에 Java와 JavaScript가 뭐가 다른지 알고 null null하다라는 말을 알아듣는 사람들이 생겼다! 이 인연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.

복학을 하고 나서 내 머릿속은 완전 취업으로 가득 차 있었다. 그런 압박감 때문에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고,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를 몰라서 부스트캠프에 지원을 했다. 그래서 나름 간절한 마음도 있었다.

자소서는 나름 열심히 써서 냈고, 1차 코테를 봤는데, 한 문제도 못 풀었다. C++로 풀었는데, 한글 변환이었나? 거기서 한 대 맞고 OK 당했다..ㅠㅜ

떨어질 줄 알았는데, 자비로운 네이커 커낵트재단님께서는 감사하게도 나를 붙여주셨고 이렇게 멤버십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.

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취업으로 가득 차 있던 머릿속은 조금씩 다른 것들로 여유로워졌다. 아직 어리다는게 가장 큰 이유 같다. 같이 하는 분 대부분이 나랑 나이가 같거나 혹은 많은 분들이었다. 저런 분들도 계신데 대학 졸업도 안한 내가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. 이러다 나태해지는 건 아닌지 몰라ㅎㅎ

부스트캠프 중간 중간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.

민혁이 형과 나경 누나 두 인싸의 적극적인 지휘 덕에(?) 4주차 챌린지 멤버끼리 모일 수 있었고 멤버십 중간에도 한 번 더 만나면서 어느 정도 친해졌다. 이 모임 아니었으면 부스트 컴퍼런스 때 같이 있을 사람이 없어서 저기 구석탱이에서 쭈꾸미가 되어있었을 지도 모른다..😂

그리고 CS 스터디도 캠퍼분들과 하면서 2주마다 한 번씩 만나서 공부도 하고 한 번은 모각코도 했다. CS 스터디였지만 중간 중간에 부캠 생활은 어떤지 잡담도 하면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다.

취업 해보겠다고 호기롭게 카카오 공채에도 지원했다. 프로젝트와 취업 준비를 동시에 하는 건 정말 힘들었다. 여유가 없었다. ‘설마 합격하면 주변에 어떻게 자랑하지’ 라는 설레발을 고민할 것도 없이 결과는 1차 면접에서 바로 컷! 그래도 나 정도면 알고리즘은 좀 하는 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다.

그리고 그룹 프로젝트! 지윤이💩를 빼고는 다 같이 해본 적 있는 사람들이었다. 특이했던 건 슬랙 채널에서 다 모이자마자 말부터 놓았다ㅋㅋㅋ 주제 선정은 제일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‘내 여친 만들기 프로젝트’가 이런 저런 공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는게 참 신기하다ㅋㅋㅋㅋ